-오영근ㅣ오레곤문인협회원-

앞집에 사는 러시아인 노부부가

아침 일찍 일어나 어디론가 서둘러 떠난다.

어딜 가는냐고 물으니까, 심심해서
컬럼비아강에 연어 잡으러 간댄다.

앗뿔사! 나를 잡으러 가는구나.

컬럼비아강 상류에서 배란 수정되어 태어난 치어가,
머나먼 수천마일 떨어진 태평양에 까지 밀려가
산전수전을 겪으며 자라, 이제 알을 잔뜩 밴 몸을 이끌고
후사를 볼려고 태어난 고향으로 금의환향하고 있다.

황해도 봉산군 사리원에서 배란 수정되어 태어난 내가,
괴로운 일제 말기와 해방 3.8선 6.25의 사선을 넘어
의용군포로 대광 연세대 박쥐 명예교수의 영광을 안고,
이제 머나먼 컬럼비아 강가에서 망향가를 부르고 있다.

러시아인 노부부는 금의환향하는 연어를 잡으며 즐기고,
방랑시인은 “귀향하는 연어처럼” 사의 찬가를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