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하고 있는 사업을 확장을 하거나 다른 사업에 투자를 하고 싶을 때, 이성교제를 못해 혼자 겉돌던 애에게 그럴듯한 상대가 나타났을 때, 이런저런 문제들이 생겼을 경우, 우리는 무엇을 먼저 생각해야 할까?  하나 하나 천천히 생각해 보기로 하고 – 인생유전, 지인의 얘기를 계속하기로 하자.

머리는 나쁘지 않았으나 고딩이 될 때까지 팽팽 놀고 공부는 하지 않았다.  막상 전공을 생각해야 되는 상황에 이르러서야, 남들처럼 취직 잘 되는 공대나 갈까 – 하고 있는데 어머니의 한 말씀 덕분에 자기의 인생은 거기서부터 꼬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때 같이 공과를 지망한 그의 친구는 원자력발전소 소장을 지낸다고 하면서.

그의 어머님이 한 말씀이란, “니 형도 S 대학을 갔으니 너도 S 대학을 가면 좋겠다.’ 는 너무나도 당연한 말씀이었다.  그의 어머님은 형이 S 대학을 다니는 것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셨으며 뿐만이 아니라 국립대학은  등록금도 적은데다 장학금도 받고 해서 학비가 거의 들어가지 않았으니 부모로써 꿩먹고 알먹는 그러한 매력에 기대를 걸고 싶지 않을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는 어릴 때 부터 미술에 취미를 붙여 미술반에서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미술은 자신이 있는데 공부는 않하고 놀았으니 아무래도 빈약한 학과 점수를 미술에서 왕창 카버하면 S 대학도 가능 할 것 같은 달콤한 생각에 빠지게 된다.  뭘 전공하면 어떻냐?  S 대를 나오면 취직이 문제냐, 그는 전공과 목표를 S 대 미대로 바꿨다.

미술 잘 한다고 공부도 안하고 놀아치던 녀석이 고딴 생각으로 S 대를 들어갈 수 있을 까?  그의 미술실력은 자타가 인정했지만 입시 결과, 보기 좋게 미역국을 먹고 나가 떨어졌다.  이녀석의 심중 변화는 그 때 부터였다.  너무 억울하다는 것이다.  워가?  자기가 떨어진 것이.  어쨋든 그는 그후 분통해서인지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인지 작심을 한듯 만사 제쳐놓고 죽기살기 공부를 해서, 다음 해에는 학과와 실기 양쪽 실력을 다 잘 갖추고 쳐들어가 일년전의 분통을 풀고야 만다.  (내가 말하지 않았는가, 조화와 균형이 중요하다고.)

그의 형에 이어 S 대학에 들어간 것 까지는 좋아서 어머님의 또 하나 자랑거리와 등록금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해 드리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좋은 건 어머님 쪽이고 본인의 문제는 여기서 부터 시작된다.

그의 전공은 회화(絵畵: 조형미술)였지만 대학 일학년 때는 각 과목을 돌아가며 다 배우는데  조소(彫塑: 원상을 흙으로 만드는 작업)시간에 처음으로 흙으로 인체두상을 만드는 작업을 해 보고 그는 단숨에 반해버렸다고 한다.  그림을 그릴 때는 느끼지 못했던 즐거움을 맛보게 되었으며 흙을 만지며 조소를 하는 작업시간이 재미있고 그냥 좋더라는 것이다.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좋은 거!  그것이 바로 자기에게 맞는 것이다.  음식도 취미도 직업 계절도 밤과 낮도.. 그리고 사람도.  자기 사주에 필요한 것을 그 대상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의 얘기를 직접 들어 보기로 하자.

水鏡 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