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 주일 예배 마지막 순서에 목사님으로부터 축도를 받습니다. 그 축복기도의 성서적 원형은 이것입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의 교통하심이 너희 무리와 함께 있을찌어다.” (고린도후서 13:13) 이것은 바울의 고린도 교회를 위해 쓴 축도입니다. 이 축도는 우리에게 교리 체계로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이 축도에 따르면, 하나님은 세 분임과 동시에 한 분입니다.

삼위일체 교리는 기독교의 가장 독특한 교리입니다. 지금까지 세계의 다른 어떤 종교도 삼위일체 교리를 이야기한 적이 없습니다. 유대교, 이슬람교, 여호와의 증인, 유니테리언 등, 이들 모두는 삼위일체 교리를 부인합니다. “삼위일체”라는 단어가 성경에 없지만, 삼위일체의 진리는 성경 전체에서 발견됩니다.

1. 삼위일체는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 교리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무한”하고 “영원”하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모든 것은 시작과 끝이 있는 것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주 전체에 삼위일체적 본성을 남겨 주셨습니다. 예를 들어, 우주는 공간 (space), 물질(matter) 및 시간(time)으로 구성됩니다. 공간은 길이, 너비 및 높이입니다. 물질은 에너지(energy), 운동(motion) 및 현상(phenomena)입니다.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입니다. 사람은 육체, 영혼, 정신입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은 아버지, 아들, 성령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위일체는 역사와 종교 가운데 비교 대상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어디서도 유사한 사례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비교 불가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본성이 성경 가운데 발견되며 우리가 하나님의 본성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구기 종목의 선수 한 명을 다른 팀의 선수 한 명과 흔히 비교하지만, 한 분 하나님 외에는 다른 신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우리 하나님은 다른 신과 비교할 수조차 없습니다.

2. 삼위일체는 우리가 믿어야 하는 교리입니다.

“삼위일체” (Trinity) 라는 단어는 문자적으로 “세 존재로 이루어진 한 그룹”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성경에서 이것을 반복해서 듣습니다. “나는 주다. 나 밖에 다른 이가 없다. 나 밖에 다른 신은 없다.” (이사야 45: 5) 이 가르침에 따르면, 우리는 여러 신을 믿지 않습니다. 우리는 한 하나님을 믿습니다. 그런데 그 한 분 하나님은 누구입니까? 여러분도 아시는 대로, 한 하나님 만이 존재하시지만 그 하나님은 세 분입니다.

구약성서에서 자주 계시되는 하나님의 이름은 “엘”입니다. 히브리어로 “엘” (El)은 “한 하나님” 입니다. 여성 단수형 “엘로하” (Eloha)도 “한 하나님”입니다. “엘로힘” (Elohim)은 문자 그대로 “하나님의 복수형”, 즉 “하나님들” 입니다. 그러나 창세기 1:1의 “창조하다” 라는 동사는 복수형이 아닌 단수형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태초에 하나님들 (Elohim, 복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단수).” 로 읽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창세기 1장 27절에서 이것과 똑같은 케이스를 봅니다. “하나님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여기 “하나님의 형상”에서, “하나님”은 단수로써 (하나님의 단일성) 언급됩니다. 그러나 그 바로 앞 26절에서는, “우리의 형상”이란 표현이 등장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들” (하나님의 복수형)을 가리킵니다. 즉 하나님은 천지창조에 함께 하셨습니다. 천지창조는 셋이 함께 이루신 아름다운 하나님의 연합사역의 결과물입니다. 그렇지만 한 하나님 안에 세 인격이 있고 그들 모두가 구별된다 할지라도, 세상에는 단 한 분 하나님만 존재합니다.

세상에는 하나 안에 셋이 녹아 있는 것이 생각 외로 많습니다. 공간은 길이, 너비 및 높이입니다. 방의 전체 공간을 알고 싶다면, 길이와 너비와 높이를 더해서는 안됩니다. 대신 길이와 너비와 높이를 곱해야 합니다. 그것이 하나님과 함께하는 방식입니다. 우리가 경배하는 삼위일체 하나님은 본질적으로 한 하나님이지만 인격으로는 세 분입니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중요한 한 가지가 있습니다. 우리가 삼위일체에 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대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순서로 말하지만 성경은 때로 그 순서를 바꿔서 이야기할 때가 많습니다. 신약 성서에는 성부-성자-성령 세 가지 이름이 함께 묶인 열 두 군데의 구절이 있습니다. 그들은 6 개의 다른 방법으로 배열되어 나타납니다. 그리고 각각 세 장소에서 따로 언급되었습니다. 그들의 배치 순서를 통해서 볼 때, 삼위일체 하나님의 관계는 서열이 아닙니다. 즉 삼위일체 하나님 중 어느 누구도 다른 인격보다 열등 하거나 그 반대로 우월하지 않습니다.

3. 삼위일체는 우리가 해야 할 사역입니다.

이제 삼위일체가 왜 그렇게 중요합니까? 우리는 매주, 한계상황 가운데 신음하는 고독한 개인으로 창조주 하나님을 예배 가운데 만납니다. 그리고 예배 마지막에 주어지는 축도를 통해서 삼위일체 하나님이 여러분과 함께 한다는 확신을 얻습니다. 우리는 매 주일 예배를 마치고 삼위일체 하나님의 손을 잡고 집과 일터로 나아갑니다. 그때 우리는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닙니다. 우리의 손을 잡고 함께 교회 문을 나서는 삼위일체 하나님은 홀로 고독하게 계시거나 홀로 자족하며 사는 분이 아닙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우리가 배워야 할 이상적인 공동체의 원형으로, 모든 종류의 개인주의와 전체주의를 거부하십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정치적인 독재, 남성 우월주의, 인종 우월주의, 자연에 대한 인간 우월주의를 거부하십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살인적인 경쟁주의와 패권주의를 거부하십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개인주의 만이 아니라 집단주의, 민족주의도 거부하십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이웃을 향해 마음을 열고 이웃과 함께 슬퍼하고 이웃과 함께 기뻐하는 세계만민주의의 형제 자매의 공동체를 기뻐하십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세 위격 안에서 서로 구분되어 있지만 홀로 존재하시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다른 위격에 참여하시며, 다른 위격과 함께 사귐을 나누십니다. 하나님은 삼위일체 안에서 독립된 주체를 가지지만, 다른 위격과 끊임없이 결합하시고, 함께 소유하시고 함께 나누십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사랑의 관계 안에서 서로 순환하고, 서로 연결하시면서 완벽한 그리스도인의 공동체의 원형을 이루십니다. 그러므로 오직 연합과 참여의 신앙에 기초해서 여러분의 교회 공동체를 세워 나갈 때 여러분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삶을 이 땅에 실현하는 아름다운 제자로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백동인 목사ㅣ갈보리장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