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운의 싸이클이 비극으로 흘러 갈 때가 있다.  명도 좋지 않은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운마저 나쁠 때이다.

사주육신(六神) 중에 칠살(七杀)이라는 것이 있다.  오행의 음양십성 중에 자기와 정면으로 마주치며 살기를 뿜어내는 육신인데, 흔히 사람들이 말하듯 살이 끼었다던가 혹은 내게 살이 들었나?  하는 경우로 불길한 화액을 뜻하는데, 우리는 명운의 흐름에서 이 칠살과 마주 칠 때가 있다.  이때는 자기와 칠살 간의 기세의 밸런스가 사태의 추이를 결정하게 되는데, 적을 만났을 때 힘과 주변세력 간의 관계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는 것과 같다.

이러한 경우에는 마치, 남과 북이 대치할 때, 주변 강대국들의 위치와 힘과 이해관계가 정치 경제적으로 얽히고 설켜 복잡하게 작동하는 것과 같이,  명과 운에서 상호대치하는 성분들 각자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각자를 돕는 주위의 성분들과 그 돕는 성분들을 죽이는 성분들, 그 모두의 상호 연동관계, 활성과 비활성, 기와 세 등 여러가지 복합적인 함수관계가 사주원국과 운의 조합에서 함께 작동한다.

최악의 경우, 약한 상태에서 극심한 칠살의 공격을 받으면 당자는 죽게 되지만, 이때도 자신의 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잘 대처한다면 죽음을 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과정을 거쳐서 더 성숙한 차후의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는 기사회생의 경우이다.

이러한 인생의 우여곡절, 삶의 과정을, 명과 운의 조합에서 마치 MRI로 스캔하듯이 분석하여 읽어보는 것이 사주의 Life Cycle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운명의 궤도, 사주학 용어로 ‘명운의 변화’ 이다.

우주 자연현상의 질서와 균형의 원리가 그러하듯, 칠살도 항상 해로운 일만 하는 것은 아니어서, 좋은 일을 할 때도 있고 명주에게 꼭 필요한 성분이 될 경우도 있다.  그에 관한 얘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

중년 여인이 칠살의 흉화를 온몸으로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다.

이 여성은 사주가 금목상쟁을 피하지 못하는 분열의 상으로 일간(본인)은 태약한데 칠살군이 좌하에 강력하게 포진하고 있고 또한 이 칠살군에 합세하는 강왕한 재성이 바로 이 사주의 중심역을 맡고 있으니, 이것이야 말로  아무도 원치 않는 사주의 유형, 신태약에 재생살(财生杀) 명조의 표본인데, 이 때쯤에서 사주공부를 해보지 않은 사람으로써 앞서 설명한 식신을 떠올리는 독자가 있다면, 그분은 사주공부에 관심을 가져도 좋을 듯 싶다.

바로 이러한 경우에 칠살을 제압할 식신(2회에서 설명)이  없다는 데서 이미 불행이 예고된 명조이다.

식신이 있어도 이렇게 재왕(财旺)한 경우는 효율성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나을 터인데  그마저 없으니, 이러한 사주를 타고난 사람의 인생이 무사하길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여인의 인생은 운로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다음회에서 얘기를 이어가기로 하자.

水鏡 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