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의 신농가(神農袈) 산기슭에 살던 한 부잣집 외동딸이 두통이 몹시 심하여 집안 식구들한테 걱정거리가 되었다. 온갖 좋다는 약을 다 구하여 먹여 보고 이름 난 의사를 무수히 찾아다니며 치료를 했으나 아무 효험도 없이 병은 점점 깊어졌다. 그런 어느 날 딸의 어머니가 딸을 간호하다가 지쳐 잠이 들었는데 꿈에 수염이 하얀 할아버지가 나타나서 말했다.

“네 딸의 병은 신농가의 신마(神馬)가 아니면 고칠 수 없느니라.” 꿈에서 깨어난 어머니는 걱정이 태산 같았다. 신농가는 험하고 돌아와 맹수가 많기로 이름 난 산이었다. 그 험한 산에 누가 가서 신마를 찾는단 말인가?  딸의 부모는 고민 끝에 방을 써서 붙였다.

“신농가의 신마를 찾아오는 사람에게 내 딸과 결혼하게 해 주겠노라.”

 그러나 목숨을 걸고 그 험한 신농가에 올라가서 신마를 찾아오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마침 그 옆 동네에 어려서 부모를 잃고 혼자 가난하게 사는 한 젊은 사냥꾼이 있었다. 사냥꾼은 딸의 부모한테 가서 말했다.

“제가 산에 올라가서 신마를 잡아오겠습니다.”

“네 뜻이 장하구나. 부디 꼭 성공해서 돌아오기를 기다리겠다.” 사냥꾼은 험한 고개를 넘고 개울을 건너고 가시덩굴을 헤치며 맹수와 독사를 피하기도 하면서 신농가의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 신마를 찾아 헤맸다. 여러 날을 산을 뒤졌으나 신마는 보이지 않았다. 어느 날 사냥꾼이 지쳐서 숲 속에서 쉬고 있으려니 푸드득 하는 소리가 나더니 하늘에서 붉은 갈기를 휘날리며 말 한 마리가 숲으로 내려왔다.

“저것이 신마가 틀림없어. 게 섰거라.”

 사냥꾼은 힘껏 달리며 올가미를 던졌으나 신마는 땅으로 땅바닥을 한번 치더니 붉은 갈기 한 가닥만을 남기고 땅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사냥꾼은 갈기를 따라 땅을 파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참을 파도 신마는 보이지 않고 둥글납작하고 주먹만 한 뿌리 같은 것이 하나 나왔는데 그것은 땅 위에 있던 붉은 갈기와 이어져 있었다.

“신마를 놓친 것이 원통하지만 이거라도 갖고 가야겠어.” 사냥꾼은 딸의 부모를 찾아가 말했다.

“아깝게도 신마를 놓쳤습니다. 대신 신마가 사라진 곳을 파 보니 이상한 뿌리 같은 게 있어서 가지고 왔습니다.”

“음… 신마가 남기고 간 것이라면 이것이 두통을 고치는 좋은 약이 될지도 모르겠군. 이것을 딸한테 달여 먹여 보겠네.”

 딸의 부모는 그 뿌리를 달여서 딸에게 먹였다. 과연 그 약은 두통에 신효가 있어 딸의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 약속대로 사냥꾼은 부잣집 외동딸과 결혼하게 되었다. 그 뒤로 그 약초 뿌리야말로 하늘이 신마를 통해 보내 준 약초라 하여 신마(神馬)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차츰 세월이 지나면서 천마(天馬), 또는 천마(天麻)로 부르게 되었다.

 천마는 난초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이다.

키 30∼100센티미터쯤 외줄기로 곧게 자라고 뿌리는 고구마처럼 덩이졌다. 줄기는 붉은 밤색에 조그마한 잎이 듬성듬성 난다. 5∼6월에 싹이 나서 흰빛의 꽃이 피었다가 곧 시든다.

뿌리를 천마라고 하고, 줄기를 적전(赤箭), 또는 정풍초(定風草)라고 부른다. 참나무 뿌리 삭은 데서 다른 버섯과 공생하여 자라는 반기생식물이다. 그리고 천마는 뇌 질환 계통의 질병에 최고의 신약(神藥)이다.

두통, 중풍, 불면증, 고혈압, 우울증 같은 두뇌의 질환에 불가사의하다 할 만큼 효력을 발휘할 뿐만 아니라 위궤양, 간질, 간경화증, 당뇨병, 식중독, 디스크, 백혈병, 암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질병에 두루두루 뛰어난 효력을 발휘한다.

<향약집성방>에는 천마의 약성에 대해 이렇게 적혀 있다.

“맛은 맵고 성질은 평하고 독이 없다. 풍습으로 인한 여러 가지 마비증, 팔다리가 오그라드는 것, 어린이의 풍간, 잘 놀라는 것을 치료하고 허리와 무릎을 잘 쓰게 하며 근력을 높여 준다. 오래 먹으면 기운이 나고 몸이 거뜬해지며 오래 산다. 산에서 자라며 음력 5월에 뿌리를 캐어 햇볕에 말린다.”

<본초강목>

“천마를 다른 이름으로 적전지, 또는 정풍초라고 한다.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다. 냉증이나 여러 가지 마비증, 팔다리를 쓰지 못하는 것, 말을 많이 하면서 정신이 흐릿한 것, 잘 놀라고 정신이 흐릿한 것 등을 치료한다.”

 천마는 신경을 튼튼하게 하여 신경쇠약 불면증을 치료하며 오래 복용하면 간, 신장, 폐, 대장이 튼튼해지고 살결이 옥 같이 고와지며 머리칼이 까맣게 되고 혈액이 깨끗하게 되며 오래 살게 된다. 30년 동안 깊은 산 속에서 천마를 재배하며 천마의 약성을 연구한 한 노인은

천마는 지금까지 알려진 약성 말고도 청혈(淸血), 해독(解毒), 소염(消炎), 항암 효과가 뛰어나서 사람의 체질에 따라 제대로 쓰기만 하면 거의 모든 질병을 고칠 수 있다고 한다.

천마의 약성을 다시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피를 맑게 하고, 어혈을 없애며, 담과 습을 제거하고, 염증을 삭이고, 진액을 늘리며, 피 나는 것을 멎게 하며, 설사를 멈추고, 독을 풀어 주며, 갖가지 약성을 중화하고 완화하며, 아픔을 멎게 하며, 마음을 진정시키는 등의 작용이 있다.

■ 천마는 다음과 같은 갖가지 질병에 두루 효험이 있다.

고혈압, 저혈압, 중풍, 반신불수, 뇌일혈, 타박상, 뇌출혈, 뇌진탕, 당뇨병, 간경화증, 가스 중독, 농약 중독, 백혈병, 혈우병, 어지럼증, 두통, 귀움림, 차멀미와 뱃멀미, 혈액 순환이 잘 안 될 때, 크게 잘 놀라는 병, 하반신 마비, 목덜미와 어깨, 잔등이 당기고 뻣뻣한 데, 지방간, 간염, 어깨가 차가운 증상, 팔다리에 열이 날 때, 손발이 뒤틀리는 데, 심장병, 신장병, 어린이 간질, 감기몸살, 관절통, 좌골신경통등 다양하다. 천마를 이용하여 종교가 생겨난 일도 있다.

 중국 청나라 말기에 지금의 만주지방 일대에 ‘대도회’라는 비밀결사가 있었는데 한때 그 신도가 2백만 명이 넘었다. 대도회는 낡고 부패한 정권을 쓰러뜨리고 깨끗하고 질병이 없는 이상사회를 건설하라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신흥 종교단체로 그 교리의 많은 부분이 노자의 도덕경에서 따온 것이었다. 대도회 교주는 신도들이 병이 나면 천마를 달여 먹이게 하였는데 어떤 병이든지 대개 잘 나았다. 관절염이나 신경통에는 천마와 원지를 같이 달여 먹게 하기도 했다. 대도회 교주가 병을 잘 고친다는 소문이 퍼져 수많은 신도가 몰려들었고 대도회는 50년 동안 크게 번성했다. 천마는 중국에서 수입한 것보다는 우리나라에서 자란 것이 약효가 빼어나게 높다. 중국에서 난 것은 맛, 품질, 약효 모두가 우리나라에서 난 것보다 형편없이 낮다.

건 보 당 한 의 원 원장  천 성 진L,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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