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엔 ‘노접종’ 기조 강화… 재확산 우려 속 홍콩·싱가포르 상황도 심상찮아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코로나19 백신 정책에 중대한 방향 전환을 예고했다.
앞으로 백신 접종 대상은 65세 이상 고령층과 중증 위험이 높은 기저질환자 등 제한적인 인구군으로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

FDA는 최근 내부 검토를 통해 건강한 성인이나 소아·청소년에 대한 백신 접종은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특히 “대규모 장기 임상 결과가 없는 한, 이들에 대한 백신 승인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득보다 위험이 크다”… 백신 신중론 확산

이러한 변화는 백신의 이익보다 잠재적 위험이 더 클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FDA는 감염 위험이 비교적 낮고, 중증으로 악화될 가능성도 낮은 건강한 젊은층에게 백신 접종이 오히려 불필요하거나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로 인해 화이자, 모더나 등 백신 제조사들은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차세대 백신 개발 전략을 재조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백신 승인 기준이 높아질 경우, 임상시험 비용과 절차가 대폭 증가하게 되기 때문이다.

CDC 권고안 발표 예정… 정책 기조는 ‘규제 강화’

최종적인 접종 권고안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추후 발표할 예정이지만, 전반적인 기류는 백신 접종에 대한 선택과 집중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이 같은 흐름은 백신 회의론으로 잘 알려진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의 정책 방향과도 일치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백신 안전성 문제에 대해 보다 보수적인 접근을 지지해왔다.

아시아 지역은 다시 긴장… 홍콩·싱가포르 감염 증가세

한편, 아시아 지역에서는 다시금 코로나19 감염 증가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홍콩에서는 지난 한 달간 코로나 중증 환자 81명 중 30명이 숨졌다. 확진율도 13.66%로, 전월 대비 두 배 이상 급등했다.
싱가포르도 확진자 수가 1주일 사이 28% 증가했고, 중국 본토에서는 양성률이 7.5%에서 16.2%로 급등하는 등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률 정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국가 간 이동 증가 등을 감염 급증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미국 내 접종 제한 기조가 국제사회 방역 전략에 어떤 파급 효과를 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