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총영사관 대표번호까지 ‘스푸핑’…개인정보·송금 요구하면 즉시 끊어야
실제 총영사관 번호 스팸 신고 잇따라 정상 민원전화까지 차단되는 피해 발생
주시애틀총영사관이 총영사관과 대사관, 미국 정부기관 등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며 한인 동포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최근에는 실제 총영사관 대표번호를 발신번호로 표시하는 ‘스푸핑(Spoofing)’ 수법이 사용되고 있어 전화기에 총영사관 번호가 뜬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주시애틀총영사관(총영사 장성길)에 따르면 관련 피해와 문의는 과거보다 크게 줄었지만, 총영사관이나 정부기관 관계자를 사칭해 개인정보와 금융정보를 빼내려는 시도가 간헐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실제 총영사관 번호로 전화가 온다?
최근 사기범들은 주시애틀총영사관의 실제 대표번호인 206-441-1011~4가 발신번호로 표시되도록 조작한 뒤 피해자에게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총영사관 전화번호가 해킹되거나 유출된 것이 아니다. 사기범이 발신자 표시만 실제 총영사관 번호처럼 보이도록 조작한 것이다.
수법도 갈수록 치밀해지고 있다.
사기범들은 먼저 전화를 받은 사람의 실명까지 언급하며 신뢰를 유도한다. 이어 “한국 법원에서 서류가 도착했다”, “마약 사건에 연루됐다”, “명의가 대포통장 범죄에 사용됐다”는 식으로 불안감을 조성한다.
이후 영사나 수사기관 관계자를 사칭해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사회보장번호(SSN) 등 개인정보를 요구한다. 이른바 ‘보안 조사’를 해야 한다며 텔레그램이나 시그널 등 메신저를 설치하도록 한 뒤 아이디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가짜 검찰청 사이트 등에 접속하도록 유도해 개인정보를 입력하게 하고, 허위로 만든 구속영장 등을 보여주면서 금융정보를 요구하거나 해외 계좌로 돈을 송금하도록 압박하는 수법도 사용되고 있다.
특히 피해자가 의심할 경우 사기범이 오히려 “총영사관에 직접 확인해 보라”거나 “총영사관을 방문해도 된다”고 말하며 신뢰를 얻으려 하는 사례도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총영사관은 텔레그램·시그널 사용하지 않습니다”
총영사관은 정부기관이 텔레그램이나 시그널 같은 메신저를 이용해 민원인에게 개인정보나 금융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화나 문자, 이메일로 주민등록번호나 SSN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요구하거나, 범죄 연루 여부를 확인한다며 특정 웹사이트 접속을 지시하고 계좌이체 또는 금융정보 제공을 요구한다면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다른 사람에게 알리면 안 된다”며 가족이나 지인에게 통화 내용을 말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대표적인 사기 수법이다.
엉뚱한 피해도…총영사관 대표전화가 ‘스캠 번호’로 차단
발신번호 조작은 또 다른 문제까지 낳고 있다.
스푸핑 전화를 받은 일부 민원인들이 발신 화면에 나타난 총영사관의 실제 대표번호를 스팸·사기 번호로 FCC 등에 신고하면서 정상적인 총영사관 전화 업무까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신고가 누적되면서 총영사관 대표전화와 음성메시지 시스템이 일정 기간 차단되거나, 전화를 걸었을 때 해당 번호가 스캠에 이용되는 번호라는 취지의 안내가 표시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실제 민원인이 총영사관에 전화를 걸어도 연결되지 않거나, 음성메시지를 남겼지만 시스템 문제로 담당 직원에게 전달되지 않아 회신을 받지 못하는 상황까지 생기고 있다.
총영사관은 의심스러운 전화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발신 화면에 표시된 총영사관 대표번호 자체를 스팸 번호로 신고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발신번호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만은 기억하세요…“개인정보·메신저·송금 요구하면 끊으세요”
총영사관은 다음과 같은 요구를 받으면 즉시 통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전화·문자·이메일로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SSN 등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경우
- 텔레그램·시그널 등 메신저 설치나 아이디 제공을 요구하는 경우
- 범죄 연루 확인을 이유로 특정 사이트 접속과 개인정보 입력을 지시하는 경우
- 계좌이체나 금융정보 제공을 요구하는 경우
- 가족이나 지인 등 제3자에게 알리지 말라며 비밀 유지를 강요하는 경우
한국은 물론 미국의 공공기관도 전화나 온라인으로 이 같은 방식의 개인정보·금융정보 제공이나 송금을 요구하지 않는다.
의심스러운 전화를 받았다면 상대방이 알려주는 번호나 연결 방법을 이용하지 말고 일단 전화를 끊은 뒤 공식적으로 확인된 총영사관 전화번호나 이메일을 통해 직접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피해 또는 의심 전화 신고는 어디로?
보이스피싱이 의심되거나 실제 피해를 입었다면 신속하게 관계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Public Safety Support Center를 통해 관련 내용을 확인·신고할 수 있다.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
1566-1188 (유료)
외교부 영사콜센터
+82-2-3210-0404
주시애틀총영사관
이메일: seattle0404@mofa.go.kr
주시애틀총영사관은 “앞으로도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한 안내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라며 재외동포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주의를 당부했다.
전화기에 ‘총영사관’ 번호가 떴다고 진짜 총영사관 전화라는 보장은 없다. 개인정보를 묻고, 메신저 설치를 요구하고, 돈을 보내라고 한다면 일단 끊는 것이 최선의 대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