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춘추시대에는 오수유를 ‘오유’라고 했습니다. 그것은 오나라 안에서 아픔을 멎게 하는 가장 좋은 약이라는 뜻이었습니다. 오나라는 작고 힘이 약해 해마다 큰 나라인 초나라에 조공을 바쳐야 했습니다. 어느 해, 오나라에서는 귀한 약초인 오유를 초나라에 보냈습니다. 그러나 초나라 왕은 그걸 보고 무척 불쾌하게 생각했습니다.
“이 대국에 그 같은 하잘것없는 것을 공물로 보내다니 이건 바로 초나라를 얕보는 일이며, 짐 또한 업신여기는 일임에 틀림없어! 그냥 두지 않겠어. 갖고 온 것을 그대로 돌려보내도록하라!” 오나라 사신은 어이가 없어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주 대부가 초나라 왕에게 알렸습니다.
“대왕님, 소신은 병과 약에 관해 잘 알고 있습니다. 오수는 보통 위가 차고 아플 때 잘 듣는 영약이며 토한다든지 설사 할 때도 좋은 약입니다. 오왕은 대왕님께서 오랫동안 위가 좋지 않다는 소문을 듣고 특별히 생각하여 보낸 것 같은데 기꺼이 받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만약 거절 하신다면 오나라와 사이가 좋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말을 해도 초나라 왕은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오나라쯤이야 잘못 사귄다고 해서 손해 볼 것 없어. 괜찮아, 즉시 돌려보내 버려. 짐에게는 오유 같은 것은 필요도 없고 우리 초나라에서는 그 따위 것은 쓸모없으니 되돌려 보내버려!”
오나라 사신은 옆에서 그 말을 듣고 화가 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여 얼른 왕궁을 떠났습니다.
“오유 좋은 걸 모르는 모양인데 할 수 없지!” 사신이 얼마쯤 가는데 주 대부가 뒤따라 와서 사정했습니다.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 마시오. 아마 대왕께서 오유를 잘 모르시는 모양인데 언제인가는 알 수 있도록 할 테니 저에게 주고 가십시오.” 오나라 사신은 주 대부에게 오유를 주고 돌아갔습니다. 주 대부는 오유를 자기 집 뜰에 심어 사람을 시켜 특별히 잘 관리하도록 명령했습니다.
“한 포기라도 죽인다든지 잘못 다스렸다간 너희들 목이 달아날 줄 알아라!” 그래서 주 대부의 심부름꾼은 오유를 귀중한 보물 다루듯 잘 돌보았습니다. 한편 오나라 사신은 본국으로 돌아가 모든 것을 사실대로 보고했더니 오왕도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초나라 왕이 그렇게 무례한 짓을 하다니 그런 나라와는 사귈 수 없다. 그러니 당장 국교를 끊고 앞으로 왕래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그래도 우리 오나라에서는 오유를 얼마나 귀중하게 여기는데 그것도 모르는 무식한 초나라 왕과는 가까이 지낼 수 없다!”
그 뒤로 두 나라는 절교하고 서로 왕래도 하지 않고 지냈습니다. 한편 주 대부 집 뜰에 심은 오유는 잘 자라 집이 안 보일 정도로 무성해졌습니다. 의술에 뛰어나고 학식을 갖춘 주 대부는 오유 열매는 익기 전에 약효가 가장 좋다는 것을 알고 사람들을 시켜 때맞춰 오유 열매를 따서 햇볕에 말려 상하지 않도록 보관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초나라 왕의 뱃병이 갑자기 재발하여 온몸에 진땀을 흘리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습니다. 초나라 왕은 주 대부를 불렀습니다.
“옛날 그 병이 또 재발한 것 같은데 무슨 좋은 약이 없느냐?” 주 대부는 급히 오유를 달여 초나라 왕에게 바쳤습니다.
“이걸 마시면 앞으로는 다시 아프지 않을 것입니다.”
초왕은 오유를 몇 첩 먹었습니다. 과연 먹을 때마다 아픔이 덜하고 이삼 일 뒤에는 언제 아팠느냐는 듯 말끔히 나았습니다. 초왕은 주 대부를 불러 물었습니다.
“그대가 준 약은 무슨 약이었소? 정말 신기하게 나았소!” 주대부가 말했습니다.
“대왕님, 놀라지 마십시오. 대왕님의 뱃병에는 오직 한 가지 약밖에 듣지 않는데, 그 약이 바로 몇 년 전 오나라에서 보낸 오유였습니다.” 초나라 왕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 그것을 돌려보내지 않았소?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구했소?”
“대왕님, 용서하십시오. 대왕님의 뱃병은 소신이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언제인가 다시 아플 것을 알고 오나라 사신이 가지고 가려는 것을 저의 집 뜰에 심어 두었지요.”
초나라 왕은 오나라 사신에게 무례했던 것을 몹시 후회했습니다.
초나라 왕은 즉시 오나라에 사람을 보내 화해하고 옛날처럼 잘 지내자고 오나라 왕에게 귀한 선물까지 보냈습니다. 그리고 나라 안에 오유를 많이 심도록 권했습니다.
“만일을 대비하여 오유를 심고, 기르는 방법은 주 대부에게 배우도록 하라!” 초나라 왕의 생각은 정말 적중했습니다. 어느 해 가을, 초나라에서는 급성 전염병이 유행하여 많은 백성들이 토하면서 설사하고 심지어 죽기도 했습니다. 초나라 왕은 주 대부를 불러 당부했습니다.
“주 대부, 이러다간 우리 초나라 백성들이 다 죽고 말겠소. 빨리 약을 만들어 병이 더 전염되지 않도록 하고, 지금 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빨리 구하도록 하시오.”
“예,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주 대부는 그 날부터 오유를 약재로 하여 밤낮 없이 약을 만들어 죽어가는 백성들을 구했습니다. “주 대부, 그대의 공로는 정말 훌륭하오!”
초왕은 그 많은 환자를 구한 주 대부의 공로를 오래 기억하기 위해 오유에 가운데 ‘주’ 자를 넣어 오주유로 부르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오유가 식물이라 주자위에 초두를 더하여 수로 바꿔 오수유라고 불렀습니다.
오수유는 열매를 달여 콜레라, 피부병 등에 약으로 씁니다. 매운 맛이 나는 오수유 열매는 진통제도 쓰이는데 소화기가 허약하고 차서 생기는 위장병을 치료하는데도 좋은 약재입니다. 방약합편에는 ‘오수유의 성미는 맵고 뜨거운 성질이 있어 배가 차서 생기는 병을 치료할 수 있고 생식기쪽의 한통을 없앤다’ 라고 소개하고 있다. 약간의 독이 있으니 함부로 쓰면 안되고 전문가와 잘 상의해서 쓰면 이보다 더 좋은 약은 없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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