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트후드 메도우스 일대 즉시 대피령… “추가 화재 예방 위한 조치“
오레곤주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주요 전력회사들이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해 일부 지역의 전력 공급을 선제적으로 중단하고 있다.
포틀랜드 제너럴 일렉트릭(PGE)은 마운트후드 국유림에서 그래스호퍼 산불(Grasshopper Fire)이 확산됨에 따라 마운트후드 메도우스(Mt. Hood Meadows) 스키장 주변 지역의 전력 공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현재 당국이 발령한 최고 단계인 레벨 3(즉시 대피)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PGE의 드루 핸슨 대변인은 “이번 조치는 산불로 인한 추가 화재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선제적 전력 차단(De-energization)”이라며 “공공안전 전력차단(PSPS)과는 다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전력 차단은 산불이 송전선이나 전력 설비에 접근했을 때 전기를 신속히 차단해 전기 설비에서 발생할 수 있는 2차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반면 PSPS(Public Safety Power Shutoff)는 강풍과 극심한 건조 등 산불 위험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보될 경우 시행하는 대규모 예방 정전으로, 시행 24~48시간 전에 고객들에게 사전 안내가 이뤄진다.
그래스호퍼 산불 3만9,500에이커 피해
수요일 오전 기준 그래스호퍼 산불은 약 3만9,500에이커를 태웠으며 진화율은 20%에 머물고 있다.
현재 이번 예방 조치로 정전 영향을 받은 고객은 9명에 불과하지만, PGE는 산불 상황에 따라 추가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핸슨 대변인은 “현장 산불 지휘본부와 긴밀히 협조하며 화재 확산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퍼시픽 파워도 예방 차원 전력 차단
퍼시픽 파워(Pacific Power) 역시 최근 오레곤과 워싱턴주 산불로 일부 지역의 전력 공급을 중단했다.
현재 워싱턴주 왈라왈라의 패러다이스 산불로 1명의 고객이 영향을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워싱턴주 야키마의 레드 스카이 산불로 약 1,300명, 오리건주 그랜츠패스 인근 I-5 산불로 약 6,000명의 고객이 예방 차원의 정전을 겪었다.
퍼시픽 파워는 산불이 전력 설비 인근까지 접근하면 추가 발화를 막기 위해 전력을 차단하는 것이 회사의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PGE와 퍼시픽 파워 모두 PSPS를 시행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며, 오레곤에서 마지막으로 PSPS가 발령된 것은 2022년이었다.
산불 감시 시스템 총동원
전력회사들은 산불 감시를 위한 첨단 장비도 운영하고 있다.
PGE는 산불 감시 카메라를 활용해 위험 지역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퍼시픽 파워는 자체 기상전문가와 산불정보센터(Wildfire Intelligence Center)를 통해 산불 위험도를 분석하고 있다.
또 다른 전력회사인 아이다호 파워(Idaho Power)도 산불이 전력시설 인근으로 접근하거나 소방당국이 요청할 경우 예방 차원의 전력 차단을 실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산불 피해 이미 역대 최대
한편 오레곤주는 8월 초 현재 연간 산불 피해 면적이 이미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 정부에 따르면 이번 주 기준 오리건 전역에서는 40건이 넘는 대형 산불이 발생하고 있으며, 피해 면적은 200만 에이커를 넘어 2024년에 세운 기존 기록을 이미 뛰어넘었다.
산불 위험이 계속되는 가운데 관계 당국은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과 전력회사 공지를 수시로 확인하고, 산불 예방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오레곤주 88%, 현재 가뭄 영향권
현재 오레곤주 수자원국(Oregon Water Resources Department)에 따르면, 오리건주 전체의 88%가 다양한 수준의 가뭄을 겪고 있으며, 이 가운데 57%는 ‘심각(Severe)~극심(Extreme) 가뭄‘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 전역에 걸친 가뭄으로 하천 유량이 평년보다 낮아지면서 토종 냉수성 어류의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연어, 송어, 스틸헤드(무지개송어의 회귀형) 등은 수온 상승으로 인한 생존 위험에 더욱 크게 노출되고 있다.
8월 3일 기준으로 오레곤주 21개 카운티가 주 정부의 가뭄 비상사태 선포 대상이 됐다.
오리건주 수자원국의 제이슨 콕스(Jason Cox)는 “오리건에서는 여름철이 원래 산불에 취약한 시기지만, 올해처럼 식생이 평년보다 일찍 건조해지면 위험한 환경이 더 오래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레곤에서 발생하는 산불의 대부분은 사람에 의해 시작되지만, 2026년처럼 메마른 지형에 발생하는 건조 낙뢰(dry lightning) 역시 산불을 일으키며, 불길이 매우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