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희영 ㅣ 오레곤문인협회
아무리 퍼내어도 줄지 않을 물
세상에서 제일 큰 양푼 안에 있는 물
제일 큰 보자기 위로 한도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 물
아무리 깊어도 빠져 죽는 일이 없는 물
저 먼곳 수평선에는 하늘과 맞닿은 물이지만
결코 하늘을 적시는 법은 없다
바닷가에 나가면 그 물은 진공 소제기가 되어
머리 속의 먼지들은 깨긋이 털어내어 주고
마음 속의 찌꺼기들은
말끔히 쓸어내어 준다
삶에 짓눌릴 때
바닷가에 나가보라
하염없이 물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파도의 멜로디에 맞추어 바다와 함게 춤추고 있는
해방된 영혼이 한마리 갈매기가 되어 훨훨 날고 있음을
나도 물이 되어가고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