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던 34년 전 오월

두 살 아들 손잡고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 도착했다.

안개비와 회색 구름

자연과 예술이 숨 쉬는 도시

잠시 눈 감았다 뜬 듯한데

어느덧 긴 세월 아득히 흘렀다. 

낯선 이국 땅 우리 세 가족

마음 졸이며 힘든 일도 있었지만

아이는 잘 자라 주었고

이제 나는 은빛 날개 달고

자유롭게 훨훨 날 수 있다.

뜨거운 가슴으로 열정 다해

젊음 불태웠던 곳

미국 생활 34년 가운데

처음 자리 잡아 오래도록 정든 곳

오리건 주 포틀랜드 

잊지 못할 제2의 고향이다.

이기봉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