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부부는 조카 결혼식 참석차 3박4일 동안 동부를 다녀왔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말 산행을 못해 대신에 산행 이야기와 거리가 먼 제 스토리를 쓰겠습니다. 속담에 “떡본김에 제사지낸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조카결혼식을 계기로 조카커플의 새출발을 축하해 주고 또 이번 기회에 흩어져 살던 우리가족이 동부에서 만나 회포를 풀고 단합을 하는 기회를 갖고 싶습니다. 그리고 짬을 내어 처음가는 매인주 이곳저곳을 돌아본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습니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해 우리애들은 조그만 선물을 제게 살짝 건네며 Happy Father’s Day! 하고 뒤늦게 저를 다시 축하해 주었답니다. 그래~ 고마워! 기특한 우리 아들 딸들! 이걸보고 떡본김에 제사지낸다고 말하지 않습니까?

조카 결혼에 돌아가신 매형 사진이 두번 등장했습니다. 폐백을 할때, 결혼식 페로연때 빛바랜 매형 사진이 테이블 한쪽에 놓여있어 저는 약간 놀랐습니다. 아! 불쌍한 우리 매형님! 이 경사스런 날 살아계셔 딸의 결혼을 축하주면 얼마나 좋을까? 조카들은 또 얼마나 아빠가 그리웠을까? 아까보니 신부입장때 혼자서 걸어가던데… 쯧쯧.. 조카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하며 결혼식에 임했을까? 보는이 마음을 숙연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건강하게 오랫동안 우리애들을 지켜봐야지… 홀로 다짐했습니다.

매년 6월 세째주 일요일은 아버지 날입니다. 세 아이의 아빠인 저는 평상시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엔 아버지날이 어떻게 생겼지? 하고 의문을 풀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미국 남북전쟁 참전용사 Mr William Smart 씨는 부인이 6번째 아이를 낳다 난산으로 죽자 부인을 대신하여 혼자서 5남1녀를 훌륭히 키웠답니다. 그의 딸Mrs Sonora Dodd는 장성하여 돌아가신 아버지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기 위해 아버지날을 홍보하기 시작했고 1910년 6월19일 결국엔 홈타운 워싱턴주 스포켄에서 최초로 아버지날을 제정하게 됩니다. 그후 1966년 Lyndon Johnson 대통령에 의해서 6월 세째주일를 아버지날로 제정하기에 이르렀답니다.

이를 계기로 저는 아버지를 한번 떠올렸습니다. 먼저 희생 헌신 연민의 정 이런것들이 떠오릅니다. 또한 아버지 생전에 특별히 잘 해드린게 별로 없어 갑자기 기분이 착잡해집니다. 이제라도 근사한 저녁을 사드리고 싶은데 지금 두분은 돌아가시고 안계십니다. 그래서 저는 아버지가 살아계신다면 손주들을 많이 귀여워 하실텐데… 아버지를 대신하여 애들한테 잘해주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다행히도 우리 애들은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이 남달라 매우 기쁘기만 합니다. 지난 아버지날에 애들이 제게 전화를 걸어와 하나같이 해피 퐈더스데이 하고 외치며 “아빠 함께하지 못해 미안해!” 서운해 했을때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고마워! 우리 착한애들! 너희들은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이 항상 지극하니 나는 날마다 Father’s Day다 라고… 그러면서 저는 이담에 우리애들 한테 어떤 아빠로 기억될까? 우선 건강하게 오랫동안 애들 곁에 서서 격려해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인생을 즐기면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애들한테 항상 다정하고 또 인생을 즐긴 아빠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허관택 ㅣ 오레곤산사모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