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란했던 권성현씨 가족

시애틀 한인여성이 다운타운에서 묻지마 총격을 당해 사망함으로써 한인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지난 13일 부부가 운영하는 일식집 출근을 위해 시애틀 벨타운에서 신호대기 중 총격을 받고 숨진 권이나(34) 씨와 부상을 입은 권성현(37)씨 부부는 두달 뒤 둘째 아기 출산을 앞두고 있었다. 임신 8개월이었던 권이나 씨와 함께 아기도 응급 분만 직후에 사망했다. 

몇년전 사업장을 마련한 권씨 부부가 꿈을 갖고 열정으로 운영해온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인근의 일식당 ‘아부리야’로 출근하던 중 상상도 못했던 참극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11시경  4애비뉴와 레노라 스트리트에서 좌회전 신호에 걸려 서서히 차를 정차하던 순간 알 수 없는 총성에 남편 권씨는 본능적으로 임신 8개월인 아내를 꼭 껴안았다. 

권씨는 어디선가 갑자기 날아드는 총알에 아픔을 느낄새도 없었지만, 팔에 꽂히는 것들이 총알이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권씨는 “마구잡이로 날아오는 총알을 다 막았다고 생각했는데 너무나도 슬프고 안타깝게 아내의 머리로 들어간 마지막 하나를 발견한 순간 옆으로 눈을 돌려 밖을 쳐다보니, 범인은 생각보다 먼 곳에서 조준했음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무작정 옷을 찢어 아내의 출혈을 막고 도착한 앰블런스에 부인을 태워 바로 하버뷰병원으로 갔다는 권성현 씨는 “바로 병원 수술실에 들어갔지만 34살의 미소가 너무나도 아름답고 유난히 친절하고 상냥하고 예뻤던 아이 엄마와 두달 후 세상에 태어났을 예쁜 딸이 하늘나라로 떠났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권성현 씨는 긴급 수술로 팔에 박힌 총알은 제거했지만, 팔 안에 퍼진 파편은 아직 제거하지 못했다. 다행히도 뼈나 신경은 건들이지 않아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지인들에 따르면 권성현 씨는 아내와 아기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함께 아내와 딸을 한꺼번에 잃은 깊은 슬픔에 잠겨있다. 
부인 권이나 씨의 가족과 부모는 한국에 있지만 미국에 들어올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에 있다. 
다행히 경찰이 용의자를 바로 체포했지만 아직은 이유도 구체적인 정황도 전혀 알 수 없다. 지인들은 “하루 아침에, 너무나도 밝고, 성실하고, 아이들과의 행복한 삶을 꿈꾸던 34살의 예쁜 이나씨의 가정이 비탄에 빠져있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한인사회에서 권씨 부부 돕기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워싱턴주 사격연맹(회장 정정이)이 500달러, 워싱턴주 한인상공회의소(회장 박용국)가 1천달러의 조의금을 각각 전달했다. 기사출처:조이시애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