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싫다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그래!”  어느 드라마에서 여자가 빡씨게 소리치는 걸 본 적이 있다.

돈은 필요한 것이지만 그럼, 돈이 많으면 다 좋을까?  아니다.

사주에서 돈이나 재물을 상징하는 재성(财星)이 너무 강해도 문제가 된다.  돈은 많은데 그 많은 돈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사주용어로 재다신약(财多身弱)명이다.  재다신약 이란 재성이 많은데 명주본인의 기세가 너무 약해서 돈이건 여자이건 감당이 안되는 경우이다.

부자 이지만 돈은 이미 자기의 컨츄럴 하에 있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쓸 수 있는 것도 아닌 상태다.

부자 종갓집에 시집가서 산더미 같은 일과에 파묻혀 고생만 실컷 하는 여자, 왕성한 여자의 위세에 기를 펴지 못하고 사는 남자들도 그런 유형에 속한다.  집은 부자인 데 정작 내가 맘대로 쓸 수 있는 돈이 아닌 셔터맨, 재산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  예컨데 열심히 일해서 돈은 잘 버는데 뭉텅뭉텅 가져다 써 없애는 사람이 따로 있으니 이걸 못하게 막지도 못하고 스트레스 쌓여 미칠지경인 경우 등등이다.

반면에 재(财)를 노리는 것이 겁재(劫财)이다.  명주와 칠살의 경우처럼 재와 겁재의 관계는 동일 극성으로 상극의 관계이다.  재(财)를 노리다가 기회가 오면 공격하여 빼앗거나 겁탈하고 심하면 재를 죽이려 달려드는 것이 겁재다.  재의 입장에서는 칠살이 된다.

그러니 겁재가 강하고 재가 약하면 마치 칠살이 일간(명주)를 공격할 때 처럼, 재(财)가 겁재의 공격에 견뎌 낼 도리가 없으니 돈이든 여자든 다 날라 가기 마련이다.  문제는 이 겁재가 너무 강한 사주 안에 겁재를 컨츄럴 할 성분도 재를 보호할 성분도 없거나, 있다 하더라도 힘이 약할 경우이다.

재가 공격을 받아 탈재의 상황이 벌어지니 돈이나 재물이 남아나지 않는 것이다.

중년의 프리랜서가 있었다.  외모도 준수하고 예의 바르며 평소 타인에 대한 배려도 깊어 주위에서 평판이 좋은 사람이다.  돈은 부인이 부족함이 없이 잘 벌어 오는데 문제는 남자의 씀씀이가 너무 헤픈데다 사람들을 불러들여 파티를 열거나 놀러 다니기를 좋아하니 세월이 흘러도 돈이 모이지가 않는다.  거기에다 간혹 집을 샀다 하면 부동산 시장의 꼭대기에서 사고 그걸 또 바닥으로 내려 갔을 때 파는 식이니 이래저래 돈이 남아나지 않는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돈은 아낌없이 잘 쓰면서 인생에서 돈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렇다면 그에게 낭비를 줄이고 모범적으로 잘 살아가면 재산도 쌓이고 여러가지로 다 좋지 않겠는가 하고 설득하면 어떨까?  다 본인을 위해서 자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라고.  사람들은 대개 그렇게 생각하며 그러한 조언이나 충고가 그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그렇게 한다.

하하..  이 대목에서 사주학의 백미가 나온다. 사주학을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게 통할 사람이라면 애초에 그런 식으로 살지도 않을 것이지만, 그보다도 그가 돈을 맘껏 쓸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그의 삶은 현실적으로 더욱 나쁜 상황으로 진척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사주는 특징이 무엇일까.  바로 겁재, 겁재중에도 가장 쎈 양인(羊刃)이 있는데 그 양인(羊刃)이 그의 사주에서 중요한 위치에 이중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돈이 남아나지 않는 것은 당연하고, 돈이 쌓인다면 그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 된다.  아니, 여유있는 돈을 써 없애는 편이 그에게는 차라리 났다.  왜 그런가?

만약 그가 돈을 그렇게 쓰지 않는다면, 혹은 돈을 그렇게 쓸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는 절약하며 알뜰하게 살아갈 수 밖에 없을까?  말도 안된다.  그렇게 되면 사주의 흉신 겁재양인은 체면이 엉망이 되지 않는가.

그러한 상황이 되면 사주원국의 흉신 겁재양인은 즉각 다음 목표를 정하고 공격 대기한다.  공격 대상은 돈에서 그의 부인이나 자기 자신으로 바뀌게 된다.  가정적으로 혹은 심신에 위중한 상황이 도래하게 될 것을 암시한다.

水鏡 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