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enlightment)의 순간에 사람은 우주만물과 자신과의 일체감(oneness)을 경험한다 한다. 우주 궁극의 근본이 하나이며 연결성을 이야기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현실속에서 늘 혼자인 느낌, 외로움을 갖고 산다. 외로움 -사회적 외로움, 심리적 외로움, 영적 외로움 – 이는 쾌락추구와 자기파멸의 일차 원인이 되기도하지만 반대로 심리적, 영적 도약의 새로운 기회가 되기도 한다.

1. 사회적 외로움.(social loneliness)
(증례)
80세인 김씨 할아버지는 6개월 전에 아내가 돌아가셨다. 이후 부쩍 눈물이 많해지시고, 우울해지셨다. 병원에 내원하여 너무 외롭고 쓸쓸하다면서 죽고싶다 하신다. 주위 친구분들도 대부분 돌아가셔서 만날 사람도 없다. 치료를 받으면서 동물을 보살피고, 정원을 가꾸면서 조금씩 우울과 외로움을 극복하고 있다.

인간은 진화생물학적으로 생존을 위해 서로 함께 연결됨을 추구한다. 거치른 자연환경에 살아남기 위해서 함께 소통하고, 계획을 세우고, 일을 해나가는 집단능력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인간생존에 훨씬 유리하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집단으로 있을때 사람은 훨씬 더 안전함과 평안함을 느낀다.

그렇지만 20세기 산업혁명이후 인본주의 발달로 집단 보다는 개개인의 자아의식이 중요하게 되었다.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사람이 건강한 사람이고 이러한 사람만이 생존할 수 있는 강한 사람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자리잡게 되었다. 최근들어 우리 사회는 외로움을 호소하는 비율이 50% 가까이 되고, 일인가구의 급속한 증가, 고독사 문제가 주요한 사회문제이다.

혼자 떨어져 있을 때, 우리의 뇌는 자동적으로 자기보호 기능을 작동시켜서 주변이 안전한가 하는 상시 감시체계를 작동시킨다. 이는 인간을 긴장하게 만들어 스트레스 호르몬을 많이 분비시킨다. 자기방어적 정신기능의 활성으로 쉽게 예민해지고 긴장하게되며 의심이 많게 된다. 이는 의학적으로 병의 이환율을 높게하고, 조기사망의 커다란 일차원인이 된다.
신체적, 심리적 건강을 위해서 인간은 당연히 사람들과 연결되어야 하며, 외로움 즉, 고립된 느낌의 반복경험을 피해야 한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편하게 몇사람이 함께 만나서 대화하고 차 마실 수 있는 활동이 중요하다. 할 수 있으면 자신의 재능을 살려 자원봉사할 수 있다면 더욱 좋다. 그래서 지금 가까이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이 외로움을 극복하고 건강을 지켜주게 하는 중요하고 소중한 사람이다. 내 주위의 사람들은 내 생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들수 있도록 하늘에서 보내 준 soulmate인 것이다.

2. 심리적 외로움.(psychological loneliness)
(증례)22살인 C양이 동거남과 헤어지면서 혼자 술먹는 횟수가 늘어나고 죽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 내원했다. 어린시절 기억중, 퇴근 후 집에 들어온 엄마를 기다리던 아이는 엄마 품에 안기려고 달려든다. 이때 엄마는 “다 큰 애가 왜 이래, 엄마 피곤하게…저리 비켜, 엄마 좀 쉬자.” 하면서 거절하자 커다란 충격을 받는다.사춘기 시절 마음이 외롭고 공허할때 술에 집착하고 남자에게 집착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나와 너의 인간관계속에서 살게 되는데, 평생 독립과 의존(independence and dependence)의 갈등 속에서 살게 된다. 즉 혼자 있으면 사람이 그립고, 사람과 함께 있으면 혼자가 그립게 되는 시소게임이 지속한다. 혼자 있으면 외롭기 보다는 자유롭고 편하고, 사람과 함께 있으면 불편하기 보다는 즐겁고 행복할 수는 없는가 ? 이는 생의 초기 엄마-아이 관계에서 인간관계의 근본을 이루는 신뢰, 애착, 친밀함의 능력을 얼마나 잘 형성했느냐가 중요하다. 엄마에게 충분한 의존욕구를 –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관심과 인정의 욕구, 호기심의 욕구- 채우지 못하고 아이의 잦은 거절경험은 마음에 심한 좌절과 충격을 준다. 사람이 그리워 가까이 가지만 다시 거절의 두려움으로 멀리 도망가려는 성향을 반복한다. 사람속에 있어도 친밀감을 느끼지 못하고 외롭고 공허한 느낌이 항상 내면에 있다면, 마음속의 거절된 아이, 의존욕구를 늘 갈망하는 마음속의 아이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 많은 현대인들은 충족되지 못한 강한 의존요구를 숨기고 겉으로는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인간으로 위장하고 살아간다.(pseudo-independent personality) 이들은 쉽게 대인관계에서 상처를 받고 화, 분노 조절이 어렵고 우울감과 수치심으로 힘들어한다. 치료를 통해 내면의 상처 받은 아이를 회복시켜 진실된 인간관계의 기쁨과 혼자 있음의 자유함을 경험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3. 영적 외로움. (spiritual loneliness)
(증례)42세 L씨는 성공한 인테리어 사업가이다. 아주 부지런하고 성공과 돈에 대한 집념이 강하다. 사업상 잦은 술자리, 오랜 시간 운전과 출장, 지나친 건강염려 증세로 여러가지 영양제를 챙겨먹고 건강검진도 자주 한다. 최근에 술자리 다음 날 싸우나중에 불안발작 증세가 생겨 내과검진을한 후 의뢰되었다. 치료중에도 건강에 대한 집착과 죽음에 대한 공포가 여전했다.

유체이탈을 경험한 사람들은 자신의 spiritual body가 공중으로 붕 떠서 누워있는 phygical body를 보고 놀라서 다시 몸속으로 들어가는 경험을 말한다.

spiritual body는 성령, 기, 얼, 진아, 무의식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어쨌튼, 인간은 영적인 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참다운 영적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이러한 영의 근본이 사랑이라고 말한다. 사랑이란 한마디로 나 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삶이다. 그래야만 내 영이 건강해지고 내적인 기쁨Joy과 평화Peace가 충만해진다.

윗 남자환자는 오직 자신의 이익과 성공, 출세만을 위해 열심히 살아오다가 어느날 불안발작을 경험한 사례이다. 일차적으로 현실에서 스트레스와 과로가 불안발작의 원인이 되었지만 더 근본으로는 영적 삶과는 너무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는 자신에게 나타난 영적 위기신호이다.

인간이 너무 현실적, 쾌락적, 육적인 삶에 집중하다 보면 삶과 죽음에 대한 불안, 공포가 내재하기 시작한다. 자기존재의 근본에 대한 회의와 공허감, 인생의 의미상실과 쾌락주의에 빠질 수 있다. 이때 우리는 삶의 방향과 의미를 재조정하기 위한 영적 외로움, 영적 어두운 밤을 경험할 수 있다.

영적 외로움은 절대자 앞에서 단독자로 살아가는 인간 개인을 위한 영적 성장의 기회이다. 영적 외로움이 올때, 조용히 혼자 명상의 시간을 갖음으로 마음의 소리, 내면의 영의 소리에 귀기울이기를 권한다. 인간은 이러한 영적 고독을 통해 새로운 영적 인간으로 재탄생(Homo spiritus)할 수 기회가 지금여기(Here and now) 우리 모두에게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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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계원

글 /방계원:현재 오레곤에서 원마인드 카운셀링(Onemind Counseling)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방계원센터장은 한국서 정신과 의사로 25년 이상 근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