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성

-시인ㅣ오레곤인협회 회원 –

 

가파른 절벽을 뒤로하고

바닷가 바위 위에 선다
바람은 쉼 없이 불어와
바다를 담금질 하고
바다는 거센 파도를 일으켜
처절한 몸부림으로
하얀 물보라 이루며
바위에 부서진다
파도가 부서져 피어난 물 안개
바다 건너 고향의 그리움 담아
얼굴을 적신다

몇 억 겹 년의 세월을
바람과 바다와 이 바위는
저렇게 처절한 혈투를 벌였을까?
다시 올 수 없는
짧은 일생을 사는 나와
저 갈매기들
관객은 바뀌어도
저들은 여기 이 자리에서
영원한 한편의 드라마를 보여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