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몇 살에 은퇴할까? “하는 질문보다 “언제까지 더 벌어야되나? “가 더 적절한 질문인 것 같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퇴직 후에도 일을 계속하는 인구가 최근 수년 사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포드 대학 장수 센터의 설립자인 라우라 카스텐센은 “늘어난 평균수명에 걸맞게 삶의 양식을 다시 디자인하자” 라고 한다. 이미 수년 전 그가 몇명의  동료들과 더불어 스탠포드 경영대학에서 주최한 동문모임에서 달라진 삶의 패턴에 맞춰 어떻게 건강, 직업, 경제계획을 꾸려갈 것인지 소개했는데 그중 재정과 관련 된 몇가지 이슈를 부분발췌해 본다.

나이가 든다고 하여 정신적 건강이 급격하게 나빠지지 않는다 :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알츠하이머가 발병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정서적으로는 더 건강해지며 스트레스를 적게 받고 덜 불안해하며 화도 덜 낸다.

엄청나게 강도 높은 운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 : 운동이 만성적인 질병에 걸릴 확률을 낮춰준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적절한 운동은 뇌에도 유익하며, 우울증과 치매의 발병률을 낮춰준다. 건강해지기 위해 마라톤을 완주할 필요는 없지만, 하루에 10분만 뛰어도 충분히 더 건강해질 수 있다. 매주 얼마간의 시간을 들여 조깅(혹은 수영이나 자전거)을 하는 것으로도 그 즉시 사망률이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 매일 25분에서 30분 정도 걷는 것도 비슷한 효과를 불러온다.

더 오랫동안 일해야 한다 : 수명은 늘어났어도 은퇴 시점은 비슷하다. 지금까지는 은퇴 후 평균 9년 정도를 더 살았지만, 2050년 무렵엔 약 22년을 더 살아야 할 것이다.  “40년의 직장생활만 가지고는 30년에 육박하는 은퇴 후 기간을 감당할 수 없기에  더 오래 일해야 하며, 더 오래 벌어야한다”

더 많은 돈을 절약해야 한다 : 같은 맥락에서, 저축률이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하고 있다.  50대 성인의 1/3 정도만이 은퇴 후 예상 지출을 계산한다고 한다. 55세 이상 인구의 43%가 은퇴 후 자금으로 저축한 금액이 25,000달러보다 적었다고 하는데  이렇다면 베이비붐 세대의 14% 정도가 은퇴 후 수입이 전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소수의 기업만이 연금을 제공하며, 사회보장제도에 거는 기대치는 낮아지고 있다.  “장기적인 수입을 이끌어낼 자산에 투자해야 하며, 가능한 한 자산을 보전해야 한다.”

재정관련 문해력(financial literacy)을 더 신장시킬 필요가 있다 : 1980년대 중반부터 재정 관련 지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사람들의 경제사정을 향상시키지는 못했다. 여유자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에 대하여 소비자들을 다시 교육할 필요가 있다. 회사나 연구소, 정부기관에서도 근무자들의 은퇴 후 인생설계를 위해, 주택 구매에서 자녀교육에 이르기까지 삶의 주요 지출에 대한 결정을 도와야 한다. 현재 은퇴를 준비하고 있는 시니어들이 젊은 시절 계획했던 노후에 대한 그림은 현실에 전혀 적용되지 않는 상황에 이르렀다. 주택 마련을 위해 일생에 보낸 후 은퇴를 앞둔 지금 당장은 노후 자금이 없는 실정이다.

한인들의 경우는  자녀교육비등이 더해져서 본인들의 은퇴계획은 전무하다. 또 평생 운영해온 비지네스를 정리한 후 그것으로 은퇴 후 생활을 계획했던 자영업자들은 경기가 따라오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미국 은퇴자협회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은퇴한 부부들의 중간 소득은 3만2천불이라한다.

모기지와 빚이 없다고 한다면 그것으로도 은퇴 후 의식주등의 기본 생활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75세 이상의 시니어 중 70퍼센트만 모게지 완납을 했으며 55~64세에 있는 은퇴 예정자중 완납한 비율은 30퍼센트를 밑도는 실정이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노년의료비다. 메디케어를 수령 하고 있는 시니어들도 병원 비용만으로도  소득의 12퍼센트를 지출하고 있고, 75세 이상은 이보다 더 많은 16퍼센트를 지출하고 있다. 늘어만 가는 병원 비용 부담에 대비해서 장기요양보험 가입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은퇴를 앞두고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재정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야 한다. 막연히 고민만 말고 문서상으로 정리, 점검하면 보다 탄탄하게 계획할 수 있다.

서희경ㅣ 재정전문

아피스파이낸셜그룹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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