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똑똑하고 공부도 잘해서 학교에서 반장도 한 여자 아이의 얘기를 이어가 보자.

잘 나가던 아버지의 사업이 어느날 갑짜기 부도가 났다.  한국에서야 사업이 부도나고 집안이 망해서 거지 되는 일이 다반사지만, 부모의 사랑에다 잘 살던 집의 꿈 많은 여중생이 졸지에 달동네 판잣집 셋방살이로 전락해서 거지꼴이 되었으니, 형편 무인지경인 주위 환경에다 도시락을 싸갈 형편도 못되어서 학교에 가면 점심을 굶고 허기를 참으며 수업을 하기가 다반사였다.

혹시라도 자기의 사는 형편을 누가 알게 될까 무서운, 그러한 자신의 비참한 처지가 학교 친구들에게는 물론이고 자기 스스로도 창피해서 자존심이 용납을 하지 않았다.

여기서 우리는 잠시 멈추고 생각해 보기로 하자.  그 애는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았을까?

한참 사춘기의 여자 아이가 어느날 갑짜기 날벼락을 맞은 듯 그런 비참한 꼴로 살아가게 되었으니, 현실적으로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경우 그 여자 애는 대개 무슨 생각을 하게 되고 어떤 길로 빠져 나가게 되는 것일까.  그러면 이제 그녀의 사주와 명운을 살펴 보자.

그녀의 사주에는 본(本)에 힘있게 자리하고 있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파극되거나 변질되지 않은 인성(印星)이었다. 거기에다 청년기의 운은 그 인성(印星)을 힘차게 받쳐 올려 주고 있었다.  이말은, 곧 그녀의 사주가 청년기에 공부를 잘 해서 위신을 당당히 세울 수 있는 명조라는 얘기다.

과연 그녀는 그처럼 불행한 환경에서 끼니를 거르는 배고픔 속에서도 아무 것도 없는 창고 같은 방에 홀로 앉아 책과 노트를 붙잡고 공부만 했다.  그녀가 스스로 용납할 수 없는 비참한 처지에서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오로지 공부 밖에 없었다.

힘든 세월은 그렇게 흘러갔고, 그녀는 끝내 최고학부를 마치고 졸업한다. 그후 미국으로 건너와 NASA Jet Project Lab. 산하기관에서 Top Secret Clearance(최고급기밀취급인가) 일을 하게 된다.  사주의 본(本)에 있는 건왕한 인성과 그것을 받쳐 주는 운로의 힘이 어느 정도의 파워를 발휘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공부를 잘하면 명예와 복록이 뒤따르게 된다. 그래서 사주용어로 재인불애(财印不碍), 즉 상극하는 두 성분, 재성(财星)과 인성(印星)의 좋은 관계와 밸런스 가 중요하다.  그리고 각각의 성분들이 파극되거나 변질되지 않고 맡은바 역할을 충실히 하는지가 사주팔자에서 인생의 부귀를, 그 흐름과 과정, 결과를 보는데 매우 중요하다.

반면, 공부로 뭔가를 이루어 낼 수 없는 명운을 타고난 아이를 붙잡고, 싫어도 공부는 남들 만큼은 해야 되고 대학은 꼭 가야 된다는 식의 편협한 자기생각을 강요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한심할 따름이다.

인생의 길에는 너무나도 많은 갈래가 있다.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공부운이 따르지 않으면 그 또한 억지로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자기 사주팔자에 공부운이 없는 사람은, 반드시 다른 길이 있을 것이니 그 걸 찾아 자기에게 맞는 효과적인 인생을 살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되지도 않는 공부에 스트레스 받으며 인생의 귀한 시기를 낭비할 것이 아니라.

자기의 재능을 살리지 못하고 이일 저일하며 살아온 지난 인생을 아쉬워 하는 어느 지인의 인생 얘기를 들어 보기로 하자.     水鏡 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