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들어도 우리를 감동속으로 휘몰아가는 음악이 있다면 그것은 베토벤의 제5번 교향곡 ‘운명’이 아닐까.  운명은 그렇게 폭풍처럼 밀려 왔다가 우리의 삶을 뒤흔들어 놓고 유유히 사라져 멀어져 간다.

운명이란 무엇인가?  사주학에서 명(命)은, 사람이 태어나서 탯줄을 자르는 그 시간에 내려 받은 우주 자기파의 종류와 형태, 각 성분의 힘과 기와 질을 말한다.

운(運)이란, 그 명이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시간이 흐름에 따라 명(命)에 순차적으로 작용하는 동인(动因)을 말하는데, 원리는 음양과 오행의 상호작용에서 도출되는 육십갑자의 순환에 근거한다.

타고난 명에 대해 설명하자면, 독자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좀 더 과학적이고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므로 지면 관계상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하고, 운에 관한 얘기로 넘어가기로 하자.

(運)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기가 하는 일에서, 작은 노력에도 성과는 크게 이루어져 나타날 때가 있는가 하면,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노력에 비해 미미하게 나타날 때가 있다.  이때, 사람들은 흔히 자기의 능력을 과시하거나 혹은 재수가 없어서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것은, 명과 함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며 작용하는 운에 의하여 달라지는 것이지 과장된 능력이나 재수가 나뻤기 때문이 아니다.

따라서 자기의 운을 알고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를 가려 처신을 잘 한다면, 그 사람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비교적 크게 실패하지 않고, 좋은 상황에서는 더욱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나, 진퇴의 시기를 모르고 자기의 운에 역행한다면 나쁠 때는 더욱 험난한 역경에 마주칠 것이며 좋은 시기에도 작은 성취에 만족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대개의 경우, 사람들이 그 진퇴의 때를 모른다는 것이며 그래서 우리의 인생이 희비애락의 쌍곡선을 그리며 바람부는 데로 흘러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숙명이 아닐 수 없다.

식신(食神)

사주육신 중에 식신이라는 성분이 있다.  자기 사주에 이 식신이 있다고 들어 본 사람들은 대개 자기가 식복, 즉 먹을 복을 타고 났다고 생각하며 좋아한다.  그런 식으로 말하는 삼류 역술인들도 많다. ㅎㅎ

식신의 진정한 의미는, 음식을 다른 사람에게 대접하는 일을 좋아하고 자기가 대접한 음식을 그 사람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만족하고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다.

바로, 베푸는 일을 좋아하고 베푸는 일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때 자기도 만족하며 같이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음식대접을 좋아하니 자기 식복은 당연히 따라 올 것이다.

그런데 이 식신은 또한 열심히 일하여 돈을 벌게 해주는 좋은 성분일 뿐만이 아니라, 더욱 중요한 점은, 명주(본인)가 강한 칠살(자기를 죽이려는 성분)과 마주쳤을 때, 명주를 보호하며 칠살을 제압하는 너무나도 좋은 일을 한다는 것이다.  이때는 두 대립자를 둘러 싼 여러 주위 요소들의 힘과 기와 세의 복합관계가 문제의 결말을 만들어 가게 되지만, 아무튼 쉽게 설명하면, 자기의 이익이나 손해를 생각지 않고 남을 베려하고 남에게 베푸는 일을 하며 행복해 하는 사람은, 유사시 돌발적인 흉사가 와도 사전에 애써 비켜가는 음덕이 있게 된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이 식신이 사주원국에서 약하거나 상했거나 변질 되었을 경우, 본래의 좋은 의미 또한 퇴색되어 변질되고 역할에 따른 작용도 달라지게 되며, 때로는 베품보다는 식탐에 쩔게 된다.

사주격국에 식신생재가 있다. 이것이 성립되려면 조건이 간단하지는 않으나, 만약 성립되면 돈을 잘 버는 팔자가 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 식신이 입고(入庫)하면 명주는 함정에 빠지게 된다.  한편 칠살도 좋은 일을 할 경우가 있듯이, 이 식신도 항상 좋은 일만 하는 것은 아니어서 명주에게 해로운 경우도 있다.  그에 관한 얘기는 다음 기회에 하기로 하자.  水鏡 識